우아한 크리에이티브 로고

우아한 Woowa 크리에이티브 Creative(W.C) 사이트는 우아한형제들 마케터와 디자이너들이 합심하여 2012년부터 만들어온 프로모션, 전시, 캠페인 등의 창의노동 프로젝트를 시간 순으로 모아 놓은 곳입니다.

우아한닷컴

습관이란 게 참 무서운- 거 더군

2018년 06월부터 지금까지 계속

우아한형제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이런 분주한 몽타주가 가장 먼저 방문자를 맞이합니다. 번쩍번쩍한 로봇 영상이 나오나 싶더니 흙내 나는 배달이의 잔해들이 보이기도 하고, 갑자기 회사 벽 구석에 몇 년 째 붙어 있는 한나체 문구를 카메라가 비추기도 합니다.

 

멋있는 영상들, 유명한 이미지들 더 있을 텐데?? 왜 이런 ‘날 것’ 같은 이미지들까지 회사의 대문에 걸어둘까? 스스로 다시 한번 질문하고 이해해보려 합니다!

회사 홈페이지 대문 영상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회사가 현재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은 무엇인지, 그래서 실제로 하고 있는 일과 비젼은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것 일텐데요,

우리는 여기에 더해 고유한 것과 변화하는 것 / 정보와 영감의 균형을 염두에 두고 간단하지만 의미로울 수 있는 실험을 진행하며 대문 영상 제작방법을 연구해보는 중입니다.

😡당췌 무슨 말인지.. (or 안 궁금했어) 그냥 대충 이미지들 툭 툭 잘라서 붙이고 올리는 것 아니냐! 라는 생각이 드실 수 있으니, 아래 처음으로 제작했던 홈페이지 영상을 함께 보도록 합시다🤔

현란한 카메라에.. 에너제틱하고. 구성원들 각자 ‘하고 있을 법한 일’ 들이 슥슥 지나가는 속도감이 보입니다. 딱 봐도 ‘좀 멋있게 보이고 싶었어..’하는 의도와 바람이 느껴지죠.


하지만 지금 꺼내어 보면 오래 묵었다는 느낌이 아주 강합니다.  앞으로도 이 친구는 더 빠르게 늙어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왜 그럴까요?

물론 기법이 아주 참신하지 못했다거나, 몇몇 작위적인 연출이 문제일 수 있겠습니다만, 더 큰 이유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기획이 시작되고 이야기 흐름이 생겨버리면서부터, 보여주는 화면 외에는 회사에 대해 아무것도 상상하지 못하게 만들죠.

또한 이미지들이 필요 이상으로 가공되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촌스럽고 과한 느낌만을 남기게 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결국 제공하고자 하는 정보만을 전달하는... 제한된 이미지에 짧은 수명을 가진, 딱 영상 한 편의 역할밖에 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기획과 편집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 또한 덤으로 낭비되고요..

의례적인 기획과 그에 따르는 시간 소요가, 애초에 중요했던 회사에 대한 긍정적인 궁금증과 정보를 효과적으로 방문자에게 전달하지 못하고 오히려 이를 망가뜨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마치 손이 닿아버린 샬레에 곰팡이가 피어 나듯이..)

 

한마디로, ✌️다양한 내용을 전달하는데에 형식이 반드시 필요할까?✌️ 하는 질문이 생겨난 것이죠.

 

그래서 우리는 회사가 굴러가며 자연스레 만들어진 시각자료와 정보, 메세지와 문화의 이미지들을 모~두 모아보고 이것들을 좀 더 세심(?)하게 보존하며 다뤄보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전면에 내세우기에 다소 다듬어지지 않아 보이는 것들까지 그 하나 하나가 사업과 비전, 현재, 과거, 미래, 구성원과 문화와 일을 아주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게 하는 힘이 있죠.

이 상태의 재료들은 아주 단순하거나 하나의 완성된 작업이기 때문에 어떤 것이든 하나를 콕 집어봐도 자체로서 완결감이 있습니다.

딱 자르고✂️ 붙이는🩹 것 외에 다른 어떤 가공도 필요하지 않겠구나! 하며 작업하게 되는 것이죠.

우아한형제들이 앞으로 더욱 성장해가며 어떤 이벤트가 생겨나서 이전처럼 한땀 한땀 영상을 기획해야 하는 때가 찾아올지도 모르는 일입니다만, 지금까지 만들어오고 있는 우아한형제들 홈페이지의 대문 영상 작업들은 썩 올바르게 방향이 잡혀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각각의 재료들이 나타내던 것들이 전혀 망가지지 않고, 🔮사이사이에 궁금함과 상상이 녹아들 틈새도 넓-직해진 상태입니다.

사실 툭, 하고 걸어둔 대문 영상은 이렇게 말로 풀어 구구절절 읊조리기에 조금 거창하지 않나,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설명함으로서 설명이 필요한 작업물이 되어버리는 것 아닐까?

하지만 적고 보니.. 이 프로젝트를 통해 아주 의미로운 과정을 걸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아한형제들의 대문 영상에 또 다른 흥미로운 변화가 생길 때에 또 만나봅시다 👨🏼‍🎨

감사합니다. 👩🏻‍🔬

함께한 사람들
이정화, 백영훈, 박현석, 이윤지

작성자
이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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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신춘문예 비긴즈

배민신춘문예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2015년 03월부터 지금까지 계속

배민신춘문예는 2015년 봄에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배민의 시 공모전입니다. 해를 거듭해 오면서 모습이 바뀐 부분도 있고, 프로세스도 정돈되었지만 음식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짧은 시로 표현하는 핵심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배민신춘문예의 처음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그 시작을 찾기 위해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17, 2018, 2020년 배민신춘문예를 담당했던 마케터 S입니다. 배민신춘문예(링크)는 2015년 봄에 시작되었는데요. 2015년 첫번째 배민신춘문예 담당자였던 두 마케터(강세영, 김상민)를 만나 배민신춘문예의 탄생 스토리를 들어보았어요. 

Q. 배민신춘문예가 시작된 계기가 궁급합니다. 

세영: 그때가 개강 시즌이었어요. 대학들이랑 소통할 캠페인을 만드는 미션이 저랑 상민님에게 떨어졌어요. 대학생들이랑 뭘 하면 좋을까 하고 고민하던 시기에 메신저 그룹방에서 이환천 시인의 글이 돌았어요. 그걸 보고 우리도 이런 글짓기 같은 걸 해보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왔죠. 

배민신춘문예에_영감을_준_이환천은_심사위원으로_참여했다. 배민신춘문예 1회 심사위원 SNS시인 이환천

 

Q. 그 글짓기가 신춘문예가 된 것이군요. 처음 배민신춘문예를 접했을 때 “신춘문예” 라는 이름이 익숙하면서도 재미있었는데 이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었나요?

세영: 글짓기나 삼행시 같은 이름은 다른 서비스들이 이미 많이 쓰고 있으니까 다른 이름이 좋겠는데 하다가 “신춘문예”가 유명한 신문사들이 오랫동안 하고 있어서 권위있는 느낌이라 가져다가 쓰기로 했어요.

상민: 신춘문예를 패러디해서 B급 신춘문예를 만들어보자!가 되었고 당시에 인터넷에서 화제였던 하상욱, 이환천 같은 사람들이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Q. 배민신춘문예 사이트를 따로 만들었잖아요. SNS에 댓글로 받을 수도 있지만 사이트가 있으니까 대대적이고,  본격적인 느낌이 들더라고요. 배민신춘문예 이전에도 캠페인용 사이트를 따로 구축했었나요? 

세영: 제가 입사하고는 처음 이었어요. 이전에도 했었는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그때가 제가 입사 1년차인데 같이한  디자이너도 1년차라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던 것은 기억나네요. 

상민: 저도 밤에 둘이 붙어서 심각한 표정으로 있던 것만 기억나요. 음... 접수 방법을 고민하다가 사이트가 낫겠다… 식으로 정리되었던 거 같아요.

 

디자이너나 개발자에게 캠페인 사이트 규모를 설명할 때 배민신춘문예가 기준이 되곤 한다. 별도의 사이트를 구축하는 캠페인 중에는 가장 오래되어 내부에서 그 규모를 아는 사람이 많고, 접수와 심사를 위한 어드민까지 갖춰진 사이트라서 스펙을 비교하기 편하기 때문이다. "이번 캠페인 사이트는 배민신춘문예 정도 됩니다."라거나 "그 보다는 간단합니다." 라고 이야기 하곤 한다.

Q. 접수가 생각보다 굉장히 많이 됐습니다. (17,594작품) 그때의 느낌이 어땠는지 궁금해요. 또 작품수가 많아서 심사가 어려웠을 거 같은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세영: 그때 신문사 신춘문예보다 접수작이 많았다고 보도자료를 냈던 게 기억나요. 총상금을 치킨 500마리로 걸어서 그게 바이럴이 많이 됐어요. 첫날부터 접수작이 빵 터졌고. 매일매일 접수작을 체크했어요. 작품에 문제가 없는지 크로스체크를 해야하는데 그럴 새도 없이 어제의 베스트 (어드민에서 지정하면 사이트 메인에 노출됨) 뽑고 그랬어요. 

상민: 저랑 세영님이 어드민에서 하나하나 다 봤어요. 그래서 기본 막차였어요. 늘 막차타고 집 갔어요.

세영: 우왕 추억이다.

상민: 내가 오늘 5천개 보네 마네 했어요. 그리고 저희가 맡은 역할은 좋은 작품을 남기기 보다 아닌 걸 거르는 쪽이었어요.  그리고 그 때는 수상작 최종심사를 마케터들이 안했습니다. 

 

Q. 아! 배민신춘문예에 영감을 줬던 SNS 시인들(하상욱, 이환천, 최대호)이 최종심사를 했죠? 내부심사 의견과 갈리지는 않았나요?

상민: 내부에서 50작품을 추려서 심사위원 3명에게 보냈어요. 웃음 포인트는 비슷했던 기억이에요. 1회기도 하고 신입때라서 저는 의견이 별로 없었습니다. (웃음)

세영: 지금도 바뀌지 않는 심사기준이기도 하고 브랜드 가이드이기도 한 '풋 하게 웃기거나 아~하고 공감가는' 이라는 기준이 있습니다. 그 가이드 안에서 저희도 심사하고 SNS 시인들도 심사했어요. 

 

Q. 치킨 500마리 상품이 바이럴 되면서 응모작이 많았다고 했는데 어쩌다 치킨을 상품으로 걸었나요? 

세영: 아, 그건 조금 싱거울 수 있는데 신춘문예 말고 다른 이벤트 준비할 때, 1일 1닭 해서 365마리 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다들 그 아이디어를 좋아해서 기억하고 있다가 배민신춘문예에서 쓴 거죠.  

대학 캠퍼스에 게시되었던 배민신춘문예 1회 광고 대학 캠퍼스에 게시된 1회 배민신춘문예 광고

배민신춘문예의 치킨365마리 상품 아이디어는 다른 브랜딩 캠페인에서도 종종 쓰인다. 배민 떡볶이 마스터즈의 1등 상품도 365개의 떡볶이 쿠폰이었다. 

 

Q. 부상으로 옥외광고도 있었는데요. 광고가 부상이 된 계기도 궁금합니다.

상민: 그때가 배민이 옥외광고를 한참 열심히 할 때고, 또 SNS에 인증도 많이 되었어요. 작품과 참여자 이름이 광고로 실려서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는 게 의미가 있을 거 같았어요. 

이 이후로 배민신춘문예의  수상작들은 버스정류장, 버스, 지하철역 등에 옥외광고로 소개되고 있다. 

옥외광고_부상_이미지 배민신춘문예 1회 옥외광고 부상 소개

 

Q. 마지막 질문입니다. 나에게 배민신춘문예란? 

상민: 나에게 배민신춘문예는 마케터로 처음 제대로 겪은 일의 기쁨과 슬픔. (웃픔, 피하고픔, 쇼진품명품....)

세영: 나에게 배민신춘문예는... 대서사시.

 

마케터 두 명과 디자이너 두 명을 주축으로 시작된  배민신춘문예는 6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장기 캠페인답게 관련 영상이나 스토리도 많고 파생 상품까지 생기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변해왔죠. 그래서 배민신춘문예의 우아한 크리에이티브 스토리는 계속됩니다. 배민신춘문예처럼. 쭈욱. 

 

 

함께한 사람들
강세영, 김상민, 김지혜, 전지연

작성자
손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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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일력 “오늘에 집중”

단순하게 표현하기

2020년 10월부터 11월까지

집에서 집 하는 중

2021 일력 영상은
"집" 글자에 사람이 들어가 있는 모양으로
제작되었어요. 
어쩌다 이런 기획이 나오게 되었는지 이야기해보려 해요.

처음엔 작년 일력 영상처럼 멋진 영상을 만들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작년 일력 영상 이미지(가슴이 웅장해지는 작년 일력 영상...)화려한 스토리보드 이미지(멋지게 만들고 싶어 기획했던 콘티...)

하지만 작년 일력과 
올해 일력의 컨셉이 다른것을 간과했어요.

작년 일력 사진
올해 일력 사진(2020 일력과 2021 일력)

2021일력은 “힐링, 편안함, 집에서 하는 일” 컨셉인데
화려한 소품들, 독특한 카메라 앵글들을 넣으려 하니
규격이 안 맞는 톱니바퀴처럼 계속해서 문제가 생기더라고요.

특히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는지
보이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였어요.

두 번째 기획을 하기 전에
“전달할 중요한 메시지”를 체크해보았어요.

1.2021 일력이 새로 나왔다
2.하루하루 뜯어서 사용한다
3.하루하루 매일 다른 말들이 쓰여있다
4.그 말은 “집에서 하는 일”들이 주를 이룬다
5.특정 날들은 독특하게 디자인되어 있다

그렇게 메시지를 고려하며
두 번째 기획을 만들었지만 또 다른 문제가 보였어요.

두번째 영상 스토리보드 이미지(두번 째 기획... 집안에 요정이 일력이었다던가... 누군가의 쪽지가 일력이었다던가... )

바로 너무 많은 정보를 전달하려고 한 것인데요.
하나하나 설명하자니 재미없는 영상이 되고
상징적으로 풀자니 직관적이지 못해 메시지가 흐려지는 문제였죠.

그렇게 세 번째 기획을 시작했어요.

앞선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2021일력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메시지 하나에만 집중하기로 했어요.

1.2021 일력이 새로 나왔다
2.하루하루 뜯어서 사용한다
3.하루하루 매일 다른 말들이 쓰여있다
4.그 말은 “집에서 하는 일”들이 주를 이룬다
5.특정 날들은 독특하게 디자인되어 있다

바로 2021 일력의 컨셉 중 하나인 “집" 키워드를 사용하는 것이었죠.


첫 번째 기획에서 “멋지게”  하기 위해 문제가 발생했었기에
이번에는 “단순하게”  표현하려고 해보았어요.

 

집 글자를 활용한 이미지

 

" 글자 자체를 활용해보았는데
재미있게도 ㅈ, ㅂ 사이 공간이 집 모양이었어요.

하지만 아쉽게도 이렇게 하면 글씨도 안 예쁘고 인물이 너무 작아 보이지 않을 것 같았어요. (특히 모바일 환경에서)

영상 최종본 캡처본

그렇게 사람의 크기를 키워 집 글자 안에서 일력의 카피에 맞는 행동을 하는 지금의 영상이 만들어졌답니다.

이렇게 단순하게 표현해보니 많은 장점이 있었는데요.

영상 최종본의 다른 컷 이미지

앞에서 한 번에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보여주니
뒷부분에서 
추가적인 정보 전달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점점 복잡해지는 다른 영상들 사이에서 눈에 잘 띄는 점.
제작하기 쉬워진다는 것은 덤이었지요.

이렇게 돌고 돌아서 완성된 2021 일력 영상!

복잡한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오히려 단순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배운 좋은 경험이었어요.

 

함께한 사람들
고명원, 박현석, 김윤재, 조은정, 박민재

작성자
고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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