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이런 분주한 몽타주가 가장 먼저 방문자를 맞이합니다. 번쩍번쩍한 로봇 영상이 나오나 싶더니 흙내 나는 배달이의 잔해들이 보이기도 하고, 갑자기 회사 벽 구석에 몇 년 째 붙어 있는 한나체 문구를 카메라가 비추기도 합니다.
멋있는 영상들, 유명한 이미지들 더 있을 텐데?? 왜 이런 ‘날 것’ 같은 이미지들까지 회사의 대문에 걸어둘까? 스스로 다시 한번 질문하고 이해해보려 합니다!
회사 홈페이지 대문 영상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회사가 현재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은 무엇인지, 그래서 실제로 하고 있는 일과 비젼은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것 일텐데요,
우리는 여기에 더해 고유한 것과 변화하는 것 / 정보와 영감의 균형을 염두에 두고 간단하지만 의미로울 수 있는 실험을 진행하며 대문 영상 제작방법을 연구해보는 중입니다.
😡당췌 무슨 말인지.. (or 안 궁금했어) 그냥 대충 이미지들 툭 툭 잘라서 붙이고 올리는 것 아니냐! 라는 생각이 드실 수 있으니, 아래 처음으로 제작했던 홈페이지 영상을 함께 보도록 합시다🤔
현란한 카메라에.. 에너제틱하고. 구성원들 각자 ‘하고 있을 법한 일’ 들이 슥슥 지나가는 속도감이 보입니다. 딱 봐도 ‘좀 멋있게 보이고 싶었어..’하는 의도와 바람이 느껴지죠.
하지만 지금 꺼내어 보면 오래 묵었다는 느낌이 아주 강합니다. 앞으로도 이 친구는 더 빠르게 늙어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왜 그럴까요?
물론 기법이 아주 참신하지 못했다거나, 몇몇 작위적인 연출이 문제일 수 있겠습니다만, 더 큰 이유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기획이 시작되고 이야기 흐름이 생겨버리면서부터, 보여주는 화면 외에는 회사에 대해 아무것도 상상하지 못하게 만들죠.
또한 이미지들이 필요 이상으로 가공되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촌스럽고 과한 느낌만을 남기게 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결국 제공하고자 하는 정보만을 전달하는... 제한된 이미지에 짧은 수명을 가진, 딱 영상 한 편의 역할밖에 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기획과 편집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 또한 덤으로 낭비되고요..
의례적인 기획과 그에 따르는 시간 소요가, 애초에 중요했던 회사에 대한 긍정적인 궁금증과 정보를 효과적으로 방문자에게 전달하지 못하고 오히려 이를 망가뜨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마치 손이 닿아버린 샬레에 곰팡이가 피어 나듯이..)
한마디로, ✌️다양한 내용을 전달하는데에 형식이 반드시 필요할까?✌️ 하는 질문이 생겨난 것이죠.
그래서 우리는 회사가 굴러가며 자연스레 만들어진 시각자료와 정보, 메세지와 문화의 이미지들을 모~두 모아보고 이것들을 좀 더 세심(?)하게 보존하며 다뤄보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전면에 내세우기에 다소 다듬어지지 않아 보이는 것들까지 그 하나 하나가 사업과 비전, 현재, 과거, 미래, 구성원과 문화와 일을 아주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게 하는 힘이 있죠.
이 상태의 재료들은 아주 단순하거나 하나의 완성된 작업이기 때문에 어떤 것이든 하나를 콕 집어봐도 자체로서 완결감이 있습니다.
딱 자르고✂️ 붙이는🩹 것 외에 다른 어떤 가공도 필요하지 않겠구나! 하며 작업하게 되는 것이죠.
우아한형제들이 앞으로 더욱 성장해가며 어떤 이벤트가 생겨나서 이전처럼 한땀 한땀 영상을 기획해야 하는 때가 찾아올지도 모르는 일입니다만, 지금까지 만들어오고 있는 우아한형제들 홈페이지의 대문 영상 작업들은 썩 올바르게 방향이 잡혀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각각의 재료들이 나타내던 것들이 전혀 망가지지 않고, 🔮사이사이에 궁금함과 상상이 녹아들 틈새도 넓-직해진 상태입니다.
사실 툭, 하고 걸어둔 대문 영상은 이렇게 말로 풀어 구구절절 읊조리기에 조금 거창하지 않나,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설명함으로서 설명이 필요한 작업물이 되어버리는 것 아닐까?
하지만 적고 보니.. 이 프로젝트를 통해 아주 의미로운 과정을 걸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아한형제들의 대문 영상에 또 다른 흥미로운 변화가 생길 때에 또 만나봅시다 👨🏼🎨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