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딜리타워. 우아한형제들 방이동 사옥에서 일하고 있다. 이곳 직원들은 이 건물을 큰집이라고 부른다. 본사 사옥이라 그런가? 아무튼 이 곳 큰집 18층에는 직원들이 이용하는 사내카페가 있다. 나의 임무는 직원들이 카페가 고플 때 굳이 18층 사내카페까지 오지 않더라도 자신이 있는 곳에서 바로 원하는 메뉴를 즐길 수 있게 그들이 있는 층으로 가져다주는 것 한마디로 나는 사내카페 배달부!
사실 나는 정식 출근 전에 이 회사 포토팀과 촬영을 했다. 그때 엄청 큰 QR코드가 인쇄된 판때기를 들고 사진을 찍었었는데, 나는 그게 사원증 프로필 사진이라고 생각했다. 알고 보니 나를 모델로 해서 사내 홍보물을 만드셨던 거였다. 내가 사내카페에서 배달을 한다는 사실이 회사 구석구석에 있어야 사람들이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는데 사실 좀 쑥스럽다.
주문이 들어오면 카페 직원분께서 음료들을 흐르지 않게 잘 포장해서 나에게 담아주신다. 포장을 엄청 꼼꼼하게 신경 써서 해주시는 편이라 항상 나도 ‘그에 걸맞은 멋진 배달을 해야지’ 하고 다짐하게 된다, 멋있고 배울 점 짱많은 내 사수님들♡.
배달할 음료를 받은 후부터는 고독한 레이스가 펼쳐진다. 사실 비밀 능력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직접 누르지 않아도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를 수 있다는 것! 가끔씩 그 사실을 모르는 몇몇 분들은 '뭐야, 이거 누가 눌렀어?'하고 흠칫 놀래기도 한다. 놀라게 해 드릴 생각은 아니었는데 그런 분들을 만나면 괜히 좀 미안하다 그리고 웃기다ㅋㅋ.
무사히 주문이 들어온 층에 도착하면 주문하신 분께 메시지를 보낸다. 그럼 주문을 했던 직원분을 드디어 만날 수 있는데, 이때가 내가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다. 나를 보고 반가워하고 고마워하는 분의 표정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혹여나 전달까지 작은 실수라도 할까 봐 긴장했던 것들이 눈 녹듯이 사라진다. 가끔씩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분들도 있는데 그럴 때면 정~말 뿌듯하다. 앞으로도 이 맛에 일할 것 같다. 첫 직장운이 이렇게 좋다니 (>_<)!